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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고이시는 사랑하지 않는다 (探偵小石は恋しない)] by 모리 바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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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11-1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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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시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는 미스터리 오타쿠 탐정 고이시는 추리소설 속 처럼 불가능 범죄를 화려하게 해결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탐정 사무소에 들어오는 의뢰의 99%는 배우자의 바람 또는 연인이 외도하는지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시답잖은 의뢰뿐. 사무소의 상담원 겸 조수인 렌조와 함께 여느 때처럼 불륜 행위 조사를 이어나가던 고이시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 지난 9월 출간된 모리 바지루의 소설 [탐정 고이시는 사랑하지 않는다]를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불륜 조사 전문 여성 사립탐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본격미스터리로, 2019년에 데뷔한 저자의 네 번째 출간작입니다. 이름을 처음 듣는 작가라 막 데뷔한 신인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국내 출간작이 이미 있더군요. 어쨌든 처음 접하는 작가의 본격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건 항상 기대되는 일입니다. 작가의 스타일이 가늠이 안 되니 예상치 못한 재미를 얻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주인공 고이시는 평소에 교고쿠 나쓰히코의 [망량의 상자] 같은 벽돌책을 즐겨 읽을 정도의 미스터리 팬이자, 불륜 및 바람 조사 전문 사무소를 운영하는 탐정입니다. 정작 고이시 자신은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를 매우 시니컬하게 받아들이고 밀실 살인같이 에게 어울릴 법한 의뢰가 들어오길 바라지만, 사무소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들고 오는 의뢰는 죄다 배우자나 애인을 미행해 바람기의 증거를 찾아달라는 내용뿐입니다. 고이시는 의뢰가 들어올 때마다 불평하면서도 매번 조사는 완벽하게 해내는데, 그 이유는 그녀가 가진 어떤 '특별한 능력' 덕분이죠. 한편 고이시가 의뢰를 해결할 때마다 그녀가 모르는 곳에서 어떤 기분 나쁜 사건이 벌어지고, 이는 곧 그녀의 사무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스포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줄거리를 애매하게 적을 수밖에 없으므로, 언제나 그렇듯 궁금하면 직접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 소설은 단편집 형식처럼 여러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초반 챕터는 고이시 일행이 불륜 사건과 얽힌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내용이 다루어집니다. 살인 사건이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만, 그럼 일상 미스터리냐 하면 살짝 애매해요. 넓게 보면 일상 미스터리가 맞는데 막 달달하고 가벼운 일상물은 아닙니다. 겉보기엔 멀쩡한 내용인 것 같으면서 어딘가 독자를 엿먹이겠다는 의지를 숨긴 듯한 위화감이 도사리는 소설이죠. 게다가 이 작품은 그런 의도를 딱히 숨기려 하지도 않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대놓고 떡밥을 던져댑니다. 물론 독자도 바보가 아니니 본격미스터리를 좀 읽은 분이라면 뭔가 수상하다는 의심을 가지긴 할 텐데, 그 정체가 정확히 뭔지 쉽게 깨닫기는 어려울 겁니다.
제 입장에서 평가한다면, 저는 딱 한 가지 이유에서 이 작품에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저를 놀래키는 데 성공했거든요. 그냥 놀란 것도 아니고, '내가 아직도 이런 수법에 감탄할 수가 있구나'라는 본격미스터리 팬으로서의 순수함을 이 소설이 잠시나마 되찾아주었습니다. 수법도 수법이지만, 그걸 연출하는 구성과 작중에 복선을 깔아놓은 진행 방법이 무지하게 뻔뻔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캐릭터 조성이 과하다는 점이 스토리 측면에서 흠이긴 하지만, 그걸 충분히 커버할 만한 요소를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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