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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유강인 20_34_게시판에 담긴 청천의 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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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1-04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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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친 후 탐정단 밴이 우경임상실험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강력반 밴이 그 뒤를 따랐다. 20분 후 번화한 사거리에 차들이 도착했다. 우경병원이 저 앞에 있었다.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20층 빌딩이었다. 우경병원은 인천에서 유명한 병원이었다. 종합 병원으로 그 인지도가 높았다. 우경병원 산하, 우경임상실험센터는 우경병원 근처에 있었다. 황정수가 핸드폰으로 지도를 보며 말했다. “수지야. 우경임상실험센터는 저 앞에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가야 해. 첫 번째 골목이야.” “네, 알겠습니다.” 황수지가 답을 하고 핸들을 돌렸다. 탐정단 밴이 우경병원 앞을 쓱 지나갔다. 잠시 후 대로를 달리던 탐정단 밴이 첫 번째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그 골목을 따라서 5분 정도 달리자 표지판이 보였다. 우경임상실험센터 50m “다 왔군.” 표지판을 확인한 유강인이 잘 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상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다. 우경임상실험센터는 한적한 곳에 있었다. 그래서 그 위치를 알리는 커다란 표지판이 있었다.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고 침을 꿀컥 삼켰다. 그렇게 긴장감을 달랬다. 조수 둘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이 청천과 관련됐다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사이비 종교 집단이 합법적인 곳과 손을 잡았다는 뜻이었다. 1분 후 탐정단이 밴이 속도를 줄이고 멈췄다. 우경임상실험센터 앞이었다. 뒤따라오던 강력반 밴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시간이 흘렀다. 차 두 대에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렇게 긴장감이 고조되었을 때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차 문이 덜컹 열렸다. 탐정단 밴 조수석이었다. “음!” 황정수가 한 번 헛기침하고 차에서 내렸다. 검은색 재킷이 바람에 휘날렸다. 그가 옷차림을 다듬었다. “흐흐흐! 이제 됐군. 한번 놀아볼까!” 황정수가 실실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때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뒷좌석 유리창이 스르륵 내려갔다. 열린 틈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선임 조수님, 잘하고 와.” 유강인의 목소리였다. 황정수가 쾌활한 목소리로 답했다. “탐정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떨리지 않아요 … 긴장감을 말끔히 풀었습니다. 가서 재미있게 놀다가 오겠습니다.” “알았어, 수고해.” 황정수가 걸음을 옮기려다가 말을 이었다. “탐정님, 행운 빌라 살인 사건 기억나시죠?” “기억나지. 내 첫 사건이었으니 ….” “그때 옥상에 오르셨다가 저를 만났잖아요. 그때 기억나시죠?” “응, 그랬지. 생생히 기억나.” “제가 말했잖아요. 007 영화를 많이 봤다고 … 전 이런 일에 제격입니다.” “그래, 알았어. 그건 그렇고 카메라나 켜.” “네, 알겠습니다.” 황정수가 답을 하고 오른손을 들었다. 재킷 가슴팍에 배지가 달려 있었다. 배지는 콜라병 뚜껑처럼 작고 납작했다. 그가 배지를 툭 만졌다. 그러자 탐정단 밴에서 삑 소리가 들렸다. “됐어!” 차 안에서 작은 모니터를 유심히 보던 유강인이 시원한 목소리로 답했다. 모니터에 우경임상실험센터 건물이 보였다. 배지는 고성능 몰래카메라였다.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그럼, 갑니다!” 황정수가 여유만만한 목소리로 말하고 걸음을 옮겼다. 운전석에서 앞을 주시하던 황수지가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미덥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유강인에게 말했다. “탐정님, 선임 조수님이 잘할까요?” 유강인이 씩 웃고 답했다. “걱정하지 마. 정수는 이런 일 전문이야. 돌발 상황이 닥쳐도 당황하기보다는 그 상황 자체를 즐길 거야.” “그렇군요. 미처 몰랐네요. 선임 조수님이 이런 일을 잘하다니 ….” 황수지가 핸들을 꼭 잡으며 말했다. 황정수가 빠른 걸음으로, 우경임상실험센터로 향했다. 센터는 흰색 3층 건물이었다. 한적한 곳이라 대낮인데도 사람이 없었다. “흐흐흐! 저기군.” 황정수가 출입문을 향해 걸어갔다. 출입문 앞에 서자, 문이 스르륵 하며 열렸다. “좋았어!” 황정수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처럼 신이 난 표정이었다. 센터 1층은 커다란 로비였다. 경비실과 사무실, 지원자 대기실 등이 있었다. “음!” 황정수가 신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그렇게 센터 분위기를 살폈다. 임상실험센터라 분위기가 남달랐다. 냉정하고 차가운 분위기였다. 로비 안에 사람들이 있었다. 몇몇이 분주히 돌아다녔다. 그들은 옷차림이 달랐다. 헐렁이는 환자복을 입은 사람과 깔끔한 흰색 옷을 입은 사람이었다. 헐렁한 환자복을 입은 사람은 임상실험에 참여한 지원자 같았고 깔끔한 흰색 옷은 입을 사람은 여기 직원 같았다. 황정수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별 탈 없이 상황을 살피다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로비 곳곳을 돌아다녔다. 매의 눈으로 사방을 살폈다. 그렇게 청천의 흔적을 살폈다. 그러다 뭔가를 발견한 듯 게시판으로 향했다. 그때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누구시죠!” “어?” 황정수가 그 소리를 듣고 서둘러 고개를 뒤로 돌렸다. 뒤에 키가 작고 몸집이 단단한 경비 하나가 서 있었다. 뿔이 많이 난 표정이었다. 50대로 보이는 남자였다. 경비가 퉁명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여보세요! 여기는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오는 곳이 아닙니다. 중요한 실험을 하는 임상실험센터예요! 먼저 경비실에서 신원을 확인해야 합니다. 댁은 누구시죠?” “아, 그게 ….” 황정수가 즉각 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경비가 인상을 팍 썼다. 양손을 허리에 얹고 성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보세요! 잡상인은 무조건 출입 금지고 외부인은 화장실 이용 금지입니다. 공용 화장실은 100m를 더 가면 공원 안에 있어요. 어서 신분을 밝히세요!” “흐흐흐!” 황정수가 실실 웃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어색할 때는 웃음이 최고였다. 그가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고! 안녕하세요. 저는 임상실험 참가자입니다. 내일 와야 하는데 오늘 미리 와봤습니다.
임상실험센터가 너무나도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 임상실험 참가가 처음이라서 … 솔직히 떨려서요. 경비가 아! 하며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임상실험이 처음이면 누구나 떨리기 마련이었다. 그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그러시구나. 그러면 미리 말씀하시지. 이전에도 미리 오신 분들이 있었어요. 경비실에 양해를 구했으면 제가 친절히 안내할 텐데 ….”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경비실에 이를 알려야 하는데 깜빡했습니다.” 경비가 화를 풀었다. 친절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일 오시면 경비실에 참가자임을 밝히고 대기실로 가시면 됩니다. 대기실은 저기에 있습니다.” 경비가 한 손으로 대기실을 가리켰다. “그렇군요. 저기가 대기실이군요. 잘 알겠습니다. 아, 여기 안내 사항이 있네요. 이거 사진 한 방 찍고 갈게요.” 경비가 황정수 뒤에 있는 게시판을 살폈다. 게시판에 A4 종이 몇 장이 붙어 있었다. 홍보자료와 함께 임상실험 주의사항이 붙어 있었다. “네, 그러세요.” 경비가 허락하자, 황정수가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게시판을 촬영했다. 찰칵! 촬영이 끝나자 경비가 말했다. “내일 다시 오세요.” “알겠습니다.” 황정수가 경비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뭔가가 생각이 난 듯 경비에게 말했다. “저, 내일 여기에서 식사해야 하는데 이 근처에 맛집이 있나요?” 경비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맛집이라면 엄마네 순댓국집이 최고입니다. 거기 음식이 끝내줘요. 국물이 참 담백해요. 고기 순대가 그냥 입에 착착 달라붙어서 … 아! 지금 먹고 싶네요.” “오! 그래요. 엄마네 순댓국이라고요.” “네, 여기 최고 맛집입니다. 매운맛하고 맑은 맛이 있는데 맑은 게 더 맛있어요.” “알겠습니다. 맛집 리스트에 올리겠습니다.” “오? 맛집 리스트가 있어요.” “네, 전국을 돌면서 맛집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제 취미 생활입니다.” 경비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가 서둘러 말했다. “저, 혹 공유할 수 있을까요? 저도 맛집 탐방이 취미라서 … 휴일마다 전국을 돌고 있습니다.” “아, 그러시구나. 알겠습니다. 파일을 메일로 보내 드릴게요. 메일 주소를 불러주세요.” “아이고 정말 감사합니다.” 경비가 메일 주소를 불렀다. 황정수가 맛집 리스트 파일을 경비에게 보냈다. 엑셀 파일이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황정수가 고개 숙여 인사하고 출입문으로 걸어갔다. 경비가 꾸벅 절하며 답했다. “잘 가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복 받을 거예요!” 황정수가 건물에서 나왔다. 그가 실실 웃으며 중얼거렸다. “저 경비님하고 말이 잘 통하네. 흐흐흐!” 황정수가 신이 난 표정으로 탐정단 밴을 향해 걸어갔다. 다음 일정은 골드 메리트 호텔이었다. 그곳에서 인광 연구소 소장, 지단길 박사를 만나야 했다. 황정수가 차에 올라탔다. 그가 핸드폰을 유강인에게 건네며 말했다. “로비 게시판에 청천 홍보물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청천이 아픈 환자들의 심신 안정을 추구한다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였어요. 그렇게 꼬신 거 같아요.” 유강인이 서둘러 사진을 확인했다. 황정수의 말 그대로였다. 청천 晴天 맑게 갠 하늘이 그립지 않나요? 모든 병의 근원은 마음에서 오는 겁니다. 마음이 불편하면 나을 병도 낫지 않습니다. 청천은 먼저 마음을 다스립니다. 그리고 몸을 다스립니다. 맑게 갠 하늘처럼 고통의 근원을 찾아서 깨끗이 없애줍니다. ……… 고질병은 대체 의학이 절실합니다. 청천은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대체 의학으로 그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유강인이 무척 괘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청천의 술수가 교활했다. 그가 핸드폰을 들었다. 원창수 형사에게 연락했다. “네, 유탐정님.” “원형사님. 지금 당장 우경임상실험센터 거리 CCTV를 철저히 감시하라고 지시하세요! 무엇보다 들락거리는 차가 매우 중요합니다. 청천이 우경임상실험센터와 관련 있다는 증거를 입수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유강인이 전화를 끊었다. 탐정단과 강력반 밴이 출발했다. 차가 속도를 높였다. 유강인이 차 속에서 생각에 잠겼다. ‘병아리 2는 분명 평범한 인물이 아니야. 킬스위치가 담긴 약물을 만들었다면 … 과학자 같아. 혹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과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일 거야. 그래서 우경임상실험센터를 이용하는 거야.’ 유강인이 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생각을 이었다. ‘지남철 박사는 유명한 과학자였어 … 실험체였던 병아리 2가 그 뒤를 이은 건가? 원수를 따라서 과학자가 됐다고? 이거 참 신기한 일이군. 병아리 2의 정체가 대체 뭘까? 정말 궁금해.’ 유강인이 병아리 2를 떠올렸다. 그는 청천이라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이자 과학자 같았다. 사이비 종교와 과학은 양립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참 특이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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